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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Wang Sib Ri, My Hometown
왕십리 1976년
DCP, 컬러, 111분
임권택 감독, 신성일, 김영애, 전영선, 윤양하 출연
이 영화는 <잡초> 이후에도 오락영화 혹은 관제 반공영화를 만들던 중기 임권택의 작품 중에서도 걸작에 속한다. 임권택은 여기서 정붙일 곳도 없는 환멸뿐인 고향이지만 그래도 다시 뿌리를 박고 살고자 하는 한 남자의 외부를 집요하게 탐색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결국 그의 내부에 도달하게 만든다. 서울이 지금처럼 대도시로 완전히 성장하기 이전, 산업화의 흐름을 타기 시작하는 변두리 왕십리의 황폐한 풍경과 그 곳을 살아가는 군상들의 그만큼 황폐한 내면이 눈에 밟히는 영화. 중후기 임권택의 특징 중의 하나였던 플래시백의 활용이 눈에 띈다. 전편의 사운드를 디지털 복원 작업하여 만든 디지털 매체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