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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의 애가
Len's Sonata
화가 시몬(김진규)은 해방 전 일본 경찰에게 혹독한 고문을 받은 후 다시 붓을 들지 못한다. 해방 후 몇 년 동안 붓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 앞에, 미술교사 시절 동료 음악선생의 딸이자 야학교사가 된 렌(김명진)이 나타난다. 절망 끝에 자살을 결심한 시몬은 밤의 여인과 하룻밤을 보낸 후 그녀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은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시몬은 대통령상 수상 전력으로 북한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예술적 동반자로서의 시몬과 렌의 사랑을 멜로드라마적 터치를 통해 그리는 동시에 한국전쟁에 대한 반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편 과거와 현재의 고통을 잊고자 술과 약물에 취한 주인공의 환각쇼트에 대한 김기영 감독의 시각적 연출이 탁월하며, 김기영의 거의 모든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한 한상기의 주제곡 역시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