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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갖고 튀어라
Millions in My Account
주변인들의 예비군 훈련을 대신 해주고 돈을 타 쓰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동네 건달 달수. 다방 외상값 독촉에 시달리던 달수는 다방 레지 은지와 함께, 대리 훈련의 대가로 들어온 돈 5만원을 찾기 위해 은행으로 향한다. 그런데 통장 잔액에 찍힌 잔액은 무려 100억 원! 달수와 은지는 기계 고장에 의한 오류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 졸이며 3억 원을 인출하고, 최신형 중고차와 호텔 스위트룸, 비싼 옷들을 구입하면 돈을 물 쓰듯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돈은 사실, 전직 최고 권력자가 세탁한 비자금이었던 것. 최고 권력자 측은 잃어버린 3억 원을 되찾기 위해 전설의 킬러 장하사와 조직원 뱁새를 고용해 그들의 뒤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매사 진중하고 인정사정없이 잔인무도해야 할 것만 같은 킬러와 조직원의 모습, 돈을 들고 튄 자들과 그들을 추격하는 이들의 스릴 넘치는 긴장은 온 데 간 데 없다.킬러와 조직원은 오히려 달수와 은지의 뒤를 봐주고 그들을 감시하는 중에 찾아오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이 같은 영화적 설정은 범죄 스릴러 혹은 추격 장면에서 볼 법한 장르적 클리셰를 파괴하며 아이러니한 웃음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