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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동굴 속의 애욕

The Passion in the Cave

감독: 강범구 출연: 박노식, 김난영, 박병무, 문태선, 장민호, 이항
1964년 92분 35mm 흑백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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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공산치하의 한 마을, 세포위원장 유동록은 동료 안태선의 아내 이옥녀를 호시탐탐 노린다. 태선이 집을 비운 사이, 동록은 태선의 문제로 상의할 게 있다며 옥녀를 찾아가 그녀를 겁탈하려 하지만 실패로 끝난다. 이후 옥녀에 대한 집착이 더욱 심해진 동록은 옥녀를 속여 남편 이름의 인민군 지원서에 지장을 찍게 한다. 이 일로 태선은 인민군으로 징병되지만 부대를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즈음 마을은 국방군이 점령하게 되고, 동록과 태선 그리고 그의 동료들은 국방군을 피해 산으로 몸을 숨긴다. 그러나 유약하기만 한 태선은 마을로 내려가 자수할 결심을 하고, 우유부단한 남편 대신 강인한 동록에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 옥녀는 남편의 자수 의사를 산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흘린다. 

해방 공간과 한국전쟁의 공간, 이념 대립으로 불안하기만 했던 시기에 인간 욕망의 변화를 탁월하게 묘사한 수작이다. 이옥녀 사건 재판이 열린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재판에 참관한 젊은 부부의 모습에서 시작해 그들의 재판 참관 감상으로 끝을 맺는 액자 구성을 취하고 있다. 1950년대 이른바 '박인수 사건'을 맡아 "법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여성의 정조만을 보호한다"는 악명 높은 판결문을 남긴 판사 권순영의 법정수기를 영화화했지만, 재판을 끝까지 지켜본 젊은 아내의 마지막 대사는 욕정 때문에 남편을 죽인 여성, 옥녀를 향한 세간의 비난에 균열을 가한다.

관련 프로그램 및 상영일정
  • 2019.09.05.목 15:00 시네마테크KOFA 1관

  • 2019.09.25.수 19:00 시네마테크KOFA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