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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덫
The Trappings of Youth
윤희와 동우는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둘 사이에 딸 혜림을 둔 부부나 다름없는 사이이다. 그러나 출세욕이 강한 동우는 윤희를 버리고 사장 딸 영주를 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사고로 혜림이 세상을 떠나고, 혜림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도 동우가 찾아오지 않자 윤희는 배신에 대한 증오심으로 복수를 결심한다. 윤희는 평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던 회사 후계자 영국과 결혼을 약속하고, 윤희와 동우의 관계를 알게 된 영주는 오빠 영국의 사랑을 위해 동우와 헤어질 결심을 한다.
1978년 MBC에서 방영된 김수현 작가의 동명 드라마를 영화화한 작품. 원작 드라마는 애초 50부작으로 예정되었으나 '반인륜적이고 우리 정서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검열에 걸려 20부작으로 조기 종영한 바 있다. 1년 후 김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서울 관객 18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기록을 세웠다. 20부 내지는 50부 분량의 드라마를 1시간 50분 분량의 영화로 압축했지만,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짜임새 있는 구성과 세련된 미장센이 돋보이며, 김수현 작가 특유의 ‘쫀득’하고 감칠맛 나는 대사가 살아있다. 1999년 리메이크된 드라마 속 배우 심은하의 명대사 "부셔버릴 거야"가 1979년 김기 감독의 영화 속에서는 어떤 대사로 제시되는지를 지켜보는 것 역시 영화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