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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를 하다
Bungee jumping of their own
1983년 여름, 첫 눈에 반하는 일 따위는 믿지 않는 국문과 82학번 인우는 적극적이고 사랑스러운 여자 82학번 태희를 만난다. 자신의 우산 속에 당돌하게 뛰어 들어온 태희. 비에 젖은 검은 머리, 아름다운 얼굴 그리고 당돌한 말투까지 인우의 마음은 온통 그녀로 가득차 버린다. 그러나 인우의 군 입대 날, 배웅하러 오기로 한 태희는 오지 않고, 그렇게 둘은 영영 이별한다. 2000년 봄, 인우는 어엿한 가장에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되었지만 첫사랑 태희를 잊지 못한다. 소나기가 쏟아지던 어느 날, 17년 전 자신의 우산 속으로 뛰어들었던 태희처럼 남학생, 현빈이 인우의 우산 속으로 갑자기 뛰어든다. 태희처럼 행동하고 이야기하는 현빈 때문에 인우의 마음은 점점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국사회의 터부와도 같은 동성 간의 사랑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현재 시점의 인우와 현빈의 사랑이 사실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인우와 그를 잊지 못해 죽은 후 남자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여자 태희의 초월적인 사랑이라는 서사를 통해, 사랑의 '타당성'을 부여한다. 한국영화의 상상력이 폭발하기 시작한 2000년대에도 퀴어 소재는 한국영화계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소재였는데, 이 영화는 여성이 남성의 몸으로 환생한다는 설정을 통해 그 같은 논란에 알리바이를 제공한다.
2019.09.03.화 19:00 시네마테크KOFA 1관 E영어자막
2019.09.28.토 18:00 시네마테크KOFA 1관 E영어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