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많은면 많고 적으면 적은 돈 350만원. 희수는 1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 병운에게 떼인 돈을 받기 위해 경마장을 들락날락하는 그를 찾아온다. 병운은 다짜고짜 "돈 갚아"라고 말하는 희수에게 당황하지만, 능글맞음이 무기인 그는 희수와 함께 자신이 아는 여자들에게 돈을 꾸러 다니기 시작한다. 낙천적이고 자상한 병운에게 끌려 그를 좋아했던 희수지만, 이제 희수에게 이렇게 대책 없는 병운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헤어진 연인이 '돈'에 얽혀 불편한 재회를 하고, 돈 때문에 황금 같은 토요일을 함께 보내는 과정이 그려진다. '멋진 하루'라는 제목과 달리, 희수와 병운에게 이 날은 어찌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하루라 할만하다. 보통 멜로드라마라 하면 불꽃같은 사랑을 이야기하거나 아픈 이별을 보여주는 것이 정석일 수 있겠지만, 이윤기 감독은 이별 후 서로 남이 된 두 인물의 일상을 담백하게 담음으로써, 현실 속 누구나 겪는 '진짜' 사랑 혹은 ‘진짜’ 이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