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대구 왜관의 기지촌 클럽, 어울리지도 않는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내키지 않는 컨트리 음악을 연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규는 오랜만에 자신의 귀를 의심할 만큼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마주하게 된다. 그 기타의 주인공은 일명 까만 음악, '소울' 음악에 꽂혀있는 기지촌 토박이 만식.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6인조 밴드 '데블스'를 결성하고 기지촌 무대를 누빈다. 그러나 더 큰 무대를 꿈꾸던 상규는 입영 통지서를 뒤로 하고 데블스와 자신을 동경하는 가수 지망생 미미를 이끌고 무작정 상경한다. 서울에서의 첫 무대는 '플레이보이컵 배 그룹사운드 경연대회'. 데블스는 그들만의 특별한 무대 매너로 당시 음악계를 주름잡던 팝 칼럼니스트 이병욱의 눈에 띄게 되고, 통행금지를 피해 대한민국 최초의 고고클럽 '닐바나'를 오픈한 병욱에 의해 전격 스카우트되며 무대에 서게 된다. 

1971년에 데뷔해 1980년 해체하기까지 4장의 앨범을 발표한 그룹, '데블스'의 음악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1970년대 퇴폐성을 이유로 사회 문제로까지 지적된 '고고문화'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자유를 열망하며 자신들의 꿈을 좇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경쾌한 음악과 함께 제시된다. 통금과 장발 단속, 금지곡 지정과 대중음악계 대마초 사건 등 유신체제의 온갖 통제를 '고고문화'라는 일탈로 밖에 맞대응할 수 없었던 1970년대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통쾌하게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