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가끔씩 동네 아주머니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인 순이는 외아들 상길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매달 군대 간 남편에게 면회를 간다. 살가운 말 한 마디 없던 상길은 어느 날, 순이에게 자신을 사랑하는지 묻지만 순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온다. 순이는 다음 달도 여느 때처럼 상길의 면회를 가지만, 상길이 베트남전에 자원해 떠났다는 소식을 통보받는다. 행방조차 알 길 없는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결심한 순이는 베트남에 갈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정만을 쫓아 '써니'라는 이름으로 위문공연단 보컬로 합류한다. 

남편을 찾기 위해 전쟁이 한창인 베트남으로 떠난 순이가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영화 속 순이는 어찌 보면 대한민국을 사는 보편적인 여성이다. 온갖 시집살이를 시키는 시어머니와 무뚝뚝한 남편 사이에서 아무런 감정도 표현하지 않는 순이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색조차 할 수 없었던 우리네 여성들의 모습과 꼭 닮았기 때문이다. 고향에서는 무표정하던도순이가 화염과 총성이 가득한 베트남에서 감정에 솔직해지고 웃음을 띠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자신을 숨기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는 가부장제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를 비롯해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 "수지 Q", "간다고 하지 마오" 등의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