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있는 곳, 영화를 만나는 곳, 영화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
빛나는
Radiance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사진작가 나카모리는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영화 음성 해설을 만드는 모임에 참여하고 그 곳에서 작가 미사코를 만난다. 사사건건 의견이 부딪치던 두 사람은 점점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시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자막화 화면 해설을 포함시키는 배리어프리 영화(장벽이라는 barrier와 없음을 의미하는 free를 합친 단어)로 제작된 자신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2015)를 접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음성 해설 작가들이 어쩌면 감독인 나보다도 더 영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으로 데뷔한 지 20년이 되면서 ‘거장’이라는 말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어떠한 이야기를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책임이 커지기 시작했는데, 이 이야기라면 희망을 전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이 영화를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가와세 나오미(1969~) 감독은 1997년 <수자쿠>로 칸 영화제 황금 촬영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후 무려 7번이나 칸 영화제에 작품을 선보인 일본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따뜻한 포옹>(1992)과 그녀를 입양해 돌봐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달팽이: 나의 할머니>(1994)로 1995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주목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부모가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나 숙모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상실과 부재'를 경험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오랫동안 자기 고백적 영화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려는 아름답고 위로가 되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곧 개봉될 그녀의 <트루 마더스>(2020)를 기대해본다.
2021.02.09.화 19:00 시네마테크KOFA 1관
2021.02.18.목 16:0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