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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고기
Green Fish (Chologmulgogi)
세상을 칼로 다스리려는 남자 배태곤, 세상을 사랑으로 느끼려는 여자 미애, 그리고 세상을 절망으로 살아가는 남자 막동. 막 군대를 제대하고 고향행 기차에 오른 막동은 우연히 기차안에서 미애를 만나고 그녀의 장미빛 스카프를 줍게 된다. 집에 돌아온 막동은 뇌성마비인 큰형, 아버지가 죽은 후 뿔뿔이 흩어진 형제들을 생각하며 막동이는 작은 식당이라도 차려 온 가족이 함께 살기를 바란다.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던 막동은 우연히 한 나이트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미애와 재회하고 미애는 그의 정부이며 조직 폭력배 보스 배태곤을 통해 막동의 일자리를 마련해 준다. 이후 막동이는 배태곤에게 인정받게 되고 그럴 즈음 배태곤의 형님이었던 김양길이 출소하여 배태곤의 구역을 침범하기 시작한다.
1987년 이상문학상 추천 우수상, 1992년 한국일보 문학상 등 작가로서의 명성이 있었던 이창동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993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와 조감독을 맡은 후 1996년 연출한 영화로 1997년 대종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관객이 이해하기 쉬운 통속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문법을 한번 뒤집어보자는 생각이었다"라는 감독의 이야기처럼 신도시가 개발되는 일산을 배경으로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 했던 막동이의 꿈이 약육강식의 논리 하에서 처절하게 파괴되는 현실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