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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극장: 감독판
Somewhere in Between
만년 고시생 기태가 고향 벌교로 돌아왔다. 사법고시가 폐지되어 고시생이라는 그 서글픈 타이틀마저 이제는 쓸 수 없게 되었다. 유배지로 향하듯 돌아온 고향엔 그다지 반가운 사람도, 반겨주는 사람도 없다. 생계를 위해 낡은 재개봉 영화관 ‘국도극장’에서 일을 시작하는 기태. 간판장이 겸 극장 관리인 오 씨는 ‘급하시다 해서 잠깐 도와주러’ 왔다는 기태가 못마땅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동창생이자 가수 지망생 영은은 기태와 달리 24시간을 쪼개 쓰며 여러 일을 전전하고, 밤낮없이 술에 취해 있는 오 씨는 기태의 말동무가 되어준다. 자식들을 위해 몸 아픈 것도 돌보지 않는 엄마는 여전히 안쓰럽다. 기태는 왠지 이 사람들과, 다시 돌아온 고향이 싫지만은 않다. 괜찮아요. 나의 지금이 그리 영화 같진 않더라도.
제목과 달리 극장 자체가 주인공이기보다는 그 주변에서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 내부 촬영이 이루어진 광주극장의 모습 또한 이번 기획전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이다.
* 제15회 제주영화제 한국영화 초이스 및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