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부유한 집으로 시집와 출산을 앞두고 있는 이토는 장기 출장을 간 남편을 기다리며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간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초자연적 상황이 발생하고 전국에 비상령이 떨어지면서 이토의 일상은 송두리째 무너지고, 생존을 위해 남편 아민을 찾아 집을 나선다. 불길한 사건들과 이상기후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토의 여정은 고난의 연속이고,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오직 그녀 안에 있다.
모로코와 프랑스 혼혈인 감독 소피아 아라위의 장편영화 데뷔작 〈아니말리아〉는 SF 장르의 외피 안에서 계급, 젠더, 정체성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초자연적 현상과 디스토피아적인 종말, 그리고 그 안의 모든 혼돈의 이미지들은 상상의 영역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안에서 이는 지배질서와 통념이라는 억압적 폭력의 또 다른 얼굴일 뿐이다.영화의 마지막 이토가 맞닥뜨리는 상황과 이를 대면하는 그녀의 얼굴이 어떤 희망의 메시지로 느껴지는 것은 영화가 고수하고 있는 어떤 해방의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