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어촌 마을에 사는 순박하고 다정한 부부 연실과 덕보는 가난하지만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그들의 꿈은 작은 배를 장만해 ‘해뜨는 섬’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둘은 아이를 낳고 삶에 대한 희망에 부푼다. 그러나 일을 하던 연실이 한눈을 판 사이, 아이는 바다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만다. 아이를 잃은 후 그들은 망연자실한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한편 밀수배인 종배는 연실의 과거를 빌미로 협박을 하고 부부가 착실히 모아둔 돈을 노린다. 연실은 돈을 훔치려던 종배와 몸싸움을 하다 쓰러지고, 덕보는 연실과 함께 배를 타고 해뜨는 섬으로 향한다.

한국일보 연극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이재현의 희곡 ‘해뜨는 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경상도 사투리를 실감나게 재현해낸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멜로드라마의 대가로 불리는 김기 감독은 ‘해뜨는 섬’이라는 이상향에 대한 염원과 그것을 가로막는 세상의 힘이라는 비극성을 작품 속에서 강하게 드러낸다. 1968년 컬러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현재는 16mm 흑백 프린트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KBS가 보유하고 있는 필름을 발굴수집하여 2023년 4K 해상도로 디지털화된 버전을 상영한다.

※ 심화복원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4K 스캔본으로, 화면과 사운드 일부가 매끄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