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그러자 비로소 드러난 그 얼굴의 오른쪽 반은 화상으로 오므라든 켈로이드의 융기로 무참히 붕괴되고 변형되어버리고 말았다(자세한 설명은 없었지만 나중에 나오는 대사 속에서 몇 번인가 '히로시마'라는 지명이 되풀이된 것으로 미루어 역시 원자폭탄 후유증이었던 것 같다). 젊은이는 찔금해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꼼짝도 못하고 서 있고 아가씨는 다시 아름다운 요정의 옆얼굴로 돌아가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사라져간다." 

신설 공장을 점검하던 중 실수로 얼굴에 큰 화상을 입은 오쿠야마는 아내가 자신을 거부하자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타인의 얼굴을 도용한 가면을 만든다. 그 가면을 쓰고 아내에게 접근한 그는 그녀를 유혹하여 그녀를 단죄하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처음부터 그가 남편임을 알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일본의 카프카"로 불린 아베 코보가 1964년 1월 잡지 <군상>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1950년 그와 함께 "세기의 모임"을 결성한 데시가하라 히로시 감독이 영화화하였다. 인간의 온갖 장기로 가득한 병원의 초현실적이면서 기이한 풍경, 얼굴을 스스로의 정체성이라 믿으며 그것을 주변 사람들과 아내에게 시험해 보려는 남자의 욕망과 좌절 등 왜곡된 인간 심리를 우울하고 어둡게 묘사한 영화이다. 이 작품은 <모래의 여자>, <불타버린 지도>와 더불어 '실종3부작'으로 불린다.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UwVaqw39Y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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