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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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환호한 한국단편 우리가 사랑한 단편영화

기간: 2013.05.02.목 ~ 05.05.일 |장소: 시네마테크KOFA 2관

세계가 환호한 한국단편 우리가 사랑한 단편영화 대표 이미지

한국 단편영화가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된 것은 언제였을까요?

1999년 무려 네 편의 한국 단편영화가 상영된 칸영화제에서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단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성강 감독의 <덤불 속의 재>가 애니메이션영화제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초청되었고, 김지훈 감독의 <온실>이 주요 단편영화제 중 하나인 오버하우젠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되는 등, 1999년은 한국 단편영화의 해외 상영이 줄을 잇던 해였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1998년, 故 조은령 감독의 <스케이트>가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상영되었고, 김진한 감독의 <햇빛 자르는 아이>는 단편영화계의 칸영화제라 일컬어지는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지요. 이 영화제에서는 이재용, 변혁 감독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인 <호모 비디오쿠스>가 1993년에 이미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고, 이 영화는 1991년 샌프란시스코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1991년, 권위있는 다큐멘터리영화제 중 하나인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는 김동원 감독의 <상계동 올림픽>과 도성희 감독의 <우리네 아이들>, 이용배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와불> 등의 작품이 상영되었고, 이 중 <상계동 올림픽>은 1989년 베를린영화제 포럼에서도 상영되었습니다. 바로 이 베를린영화제 포럼에서 최초의 한국 단편영화 상영이 있었습니다. 1987년의 민주화운동이 연일 서방 세계에 보도되며 한국의 정치, 사회적 상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가운데 열린 1988년 베를린영화제에서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드러내는 단편영화 7편이 포럼 부문에 특별 상영되었습니다. 상영된 작품은 다큐멘터리 <강아지 죽는다>(1983, 박광우)를 비롯하여 <백일몽>(1984, 이정국), <버려진 우산>(1985, 조진), <공장의 불빛>(1987, 이은), <그날이 오면>(1987, 장동홍), <울타리를 넘어서>(1987, 정성진), <칸트씨의 발표회>(1987, 김태영)입니다.

이처럼 한국 단편영화의 해외 진출 역사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깁니다. 그리고 위의 글에서 언급하지 못한 훨씬 많은 영화들이 여러 나라의 무수히도 많은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하나의 작품들을 살펴보다 보니, 이 영화들은 해외에서 호평받기 전에 이미 한국의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영화들이었습니다.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우수한(그래서 국위도 선양한) 영화’가 아니라 ‘이미 좋은 영화들’이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는 게 맞겠습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와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는 우리가 사랑했으며 우리 밖의 사람들도 공감한 한국 단편영화들을 한 자리에 모아보자는 데 뜻을 함께하고 이번 “단편영화전_세계가 환호한 한국 단편, 우리가 사랑한 단편영화”를 준비했습니다. 1988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가 사랑하고 세계가 환호한 한국 단편영화들을 만나러, 인디플러스와 한국영상자료원으로 달려와 주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