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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와 함께 시작한 OTT 보존, 다음은 누구? | 2024.12.20 | 651 |
왓챠와 함께 시작한 OTT 보존, 다음은 누구?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유산, 새로운 장을 연 OTT 콘텐츠 수집 글: 이주영(한국영상자료원) ![]() 디지털 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OTT(Over The Top) 플랫폼은 콘텐츠 소비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전통적인 방송과 영화 상영에서 벗어나,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다양한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한국의 OTT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K-드라마와 K-영화는 전 세계적인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OTT 콘텐츠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시대를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향후 미래 세대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전통적인 영화와 영상 자료 보존뿐만 아니라, OTT 콘텐츠를 디지털 시대의 영화이자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명을 인식하고 이 분야의 수집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OTT 콘텐츠는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제공되며, 기술적 요구 사항부터 법적 제약, 저작권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복잡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OTT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보존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며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OTT 콘텐츠 수집의 주요 도전 과제: 해결의 실마리OTT 콘텐츠는 대개 여러 제작사와 배급사가 관여하는 복잡한 법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콘텐츠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데 필요한 법적 동의나 허가를 받는 것이 어렵다. 한국영상자료원에 수집 및 보존을 요청하더라도 IP(지적재산권)가 없거나 공동제작의 경우, 한쪽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권리자 간 협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행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제작한 에이스토리와 같은 자체 제작 작품의 IP를 보유한 제작사와의 아카이빙 협의가 이루어졌고, <유괴의 날>, <모래에도 꽃이 핀다>, <크래쉬> 등의 주요 작품에 대해 아카이빙 확답을 받을 수 있었다. 콘텐츠 수집을 위한 법적 동의를 확보하는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며 중요한 성과를 이루어가고 있다.OTT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상업적 성격이 강하며, 자사의 콘텐츠를 외부 기관에 기증하거나 보존하는 데 신중하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콘텐츠의 유통과 수익 창출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 하므로, 한국영상자료원이 콘텐츠 수집을 제안할 때 협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디지털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자료 아카이빙의 전문 기관으로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보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플랫폼을 포함하여 국내 주요 OTT 플랫폼 및 제작사들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오리지널 영화 및 드라마 시리즈의 아카이빙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이 콘텐츠의 유통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아카이빙 협력은 제한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지도록 제안하고 있다. OTT 콘텐츠는 다양한 포맷과 해상도, 코덱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장기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도전이 따른다. 예를 들어, 콘텐츠의 포맷이 자주 변하거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과거의 콘텐츠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질 위험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은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저장소를 구축하고, 이중 백업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보존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영화 수집을 강화해온 한국영상자료원은 다양한 해상도와 포맷을 지원하는 아카이빙 시스템을 구축하여, 끊임없이 발전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콘텐츠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을 통해, 앞으로 OTT 콘텐츠 역시 안정적으로 보존될 수 있을 것이다. ![]() * (시계방향) <언프레임드>,<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최종병기 앨리스>,<사막의 왕>,<좋좋소>,<옥피쓰> 왓챠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왓챠피디아) 협업을 통한 첫걸음한국영상자료원이 OTT 콘텐츠의 아카이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는 주로 콘텐츠 제공 권한 확보와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의 제작사가 글로벌 OTT 플랫폼에 IP를 넘겼기 때문에, 공공 아카이빙에 대한 공감대는 존재하지만 실제로 콘텐츠를 제공받는 데에는 어려움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부터 국내 및 글로벌 OTT 플랫폼과 제작사들에 아카이브 제안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OTT 콘텐츠가 공공 보존제로서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지속 가능한 보존 방안을 제시해왔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안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수집할 수 있었고, 2023년에는 "한국영상자료원 OTT 콘텐츠 수집 연구 용역 사업"을 진행하여, OTT 콘텐츠 수집 범위 및 분류 기준을 설정하고, 한국영상자료원과 OTT 산업 간의 아카이빙 협력 모델을 도출했다. 그리하여 OTT 콘텐츠의 수집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은 2024년 왓챠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왓챠 오리지널 영화 및 드라마 시리즈 전편을 수집했다. 이 협약을 통해 한국영상자료원은 왓챠의 콘텐츠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존하며, 향후 다른 OTT 플랫폼 및 제작사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왓챠와의 협업은 단지 왓챠의 콘텐츠만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OTT 콘텐츠 보존을 위한 새로운 기준과 모델을 제시하는 중요한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이는 다른 OTT 플랫폼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콘텐츠 보존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디지털 문화유산으로서 OTT 콘텐츠의 중요성OTT 콘텐츠는 이제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문화의 중요한 일면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OTT 콘텐츠 수집을 위한 법적,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해 제작사 및 OTT 플랫폼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 보존의 필요성 및 공공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디지털 보존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고자 한다. 이러한 협력은 향후 법제도 정비 과정에서 중요한 전례로 작용할 수 있으며, 제작사와 플랫폼들이 콘텐츠 보존에 대한 책임 공유와 협력적 거버넌스 모델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기술적, 법적, 제도적 과제를 해결해 나가며 디지털 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한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