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수옥은 두메산골의 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는다. 수옥은 동리어구에서 마주친 남루한 옷차림에 초라한 행색이지만 안광만은 예사스럽지 않은 깨철에게서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동족부락의 일가친척의 마을 속에서 이방인인 깨철의 존재가 수옥에게는 의외성으로 깊이 마음에 새겨진다. 그런 어느 날 화천이 깨철을 두들겨 패며 자기 처와 간통했다고 외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깨철을 병신 고자라 불러 그렇게 믿는 터라 화천에게 핀잔을 던진다.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익명성을 지닌 깨철의 존재를 관찰하던 수옥은 군복무 중이던 약혼자를 마중 갔다가 오지 않아 실의 속에 돌아오게 된다. 오는 길에 비를 만난 수옥은 벌판의 기름 창고로 들어간다. 수옥은 그곳에서 깨철에게 끌려 정사를 나눈다. 그 후 깨철을 철저히 바보가 되어 익명성으로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수옥은 알게 된다. 수옥은 떠나던 날 새로 부임해온 여선생을 향해 빛나는 깨철의 안광을 다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