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동생을 잃은 숙진(문희)은 동생과 함께 있었던 여인의 남편 동진(최무룡)을 알게 되고 그의 집에 기거하게 된다. 숙진은 점차 동진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그가 보험금 때문에 아내를 죽였다는 약혼자 남규(윤양하)의 말과 갑자기 나타난 낯선 여인 미아(남미리)가 동진의 정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후대 평론가들에 의해 알프레드 히치콕의 <레베카>에 비유되는 이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본격적인 추리물로 표현주의적 양식미가 두드러진 흥미로운 작품이다. 등장인물이 과거를 이야기 할 때 화면은 흑백으로 전환되며, 강렬한 원색의 소도구와 컬러 조명이 사용되어 주인공의 정신적인 분열과 히스테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등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문희의 아름다운 눈이 클로즈업 된 타이틀 시퀀스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