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소리꾼 유봉은 전국을 떠돌며 송화와 동호에게 소리를 가르친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남매로 자란 송화와 동호는 자라면서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가난한 소리꾼 생활에 지친 동호는 유봉과 싸운 후 집을 떠나고, 송화는 유봉이 달인 한약을 먹고 눈이 멀어버린다. 두 사람은 서로를 절절하게 그리워하지만 그들의 인연은 자꾸만 어긋난다. 1993년 전 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서편제>의 속편 격인 작품으로 이청준의 단편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했다. 하지만 감독 자신의 말처럼 <서편제>가 득음을 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을 그린 영화라면, <천년학>은 사랑과 연민의 질긴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자 평생을 이어간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천년된 노송 위로 학이 날아드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되는 영화.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로 <축제> 이후 10년만에 영화에 출연한 오정해와 경지에 오른 정일성 촬영감독의 카메라에 포착된 수려한 자연의 풍광, 그리고 양방언의 아름다운 음악은 100번째 영화라는 무게에 어울리는 격조 높은 심상을 선사한다. 낭트 국제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