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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마을
Village of Haze
두메산골 초등학교에 발령받은 수옥은 버스정류장에서 깨철을 보고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동네 여인들이 깨철이 성불구자라 말하지만 수옥은 그와 아낙들과의 정사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하면서 같은 성을 지닌 이 마을에서 암묵적인 계약이 이루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느 비오는 날 그녀는 우연히 깨철을 만나게 되고 방앗간에서 그와 격렬한 정사를 벌이면서 자신 안에 숨어있던 성적 욕구가 분출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이문열의 <익명의 섬>을 원작으로 하였다. 임권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본인이 소년 시절 살았던 씨족사회가 갖는 어떤 정서,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내는 사람들이 발산하는 어떤 것들을 찍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12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졌으나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