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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
The Life of a Woman
충주 한대감(김동원) 집안의 난주(최은희)는 외동딸로 고이 자란 21세 꽃다운 처녀로, 그녀의 곁에는 같은 유모의 젖으로 자매처럼 자라난 정다운 하녀 분이(도금봉)가 있다. 어느 날 난주의 죽은 오빠 태준의 대학동기라는 최종수(남궁원)가 서울에서 찾아오고, 단오를 그와 함께 지내면서 난주와 분이는 모두 가슴 설레한다. 어느 새 난주와 종수 집안 사이에 혼담이 오가고, 난주의 결혼 소식에 가장 기뻐할 줄 알았던 분이는 뜻밖에 서운한 내색을 한다. 한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종수는 결혼하자마자 일도 하지 않고 하인들과 갈등을 일으키는가 하면, 처가의 재산이 생각보다 적어 실망이라고 하는 등 본색을 드러내고 만다. 그러던 중 분이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난주와의 약혼 이전부터 종수가 분이와 관계했던 것을 알게 된 난주는 충격을 받아 실신하고, 분이는 한 대감의 집에서 쫓겨난다. 이후에도 종수는 가깝게 지내던 출장소 소장 부부의 부인과 불륜의 관계를 맺다가 이를 알고 분노한 출장소 소장의 사냥용 엽총에 맞아 죽는다. 세월이 흘러 난주의 아들 명운이 대학생이 되는데, 서울로 유학 간 명운은 친구들을 태우고 과속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희숙(남정임)과 동거를 하며 마작에 빠지는 등 사사건건 사고를 치고, 난주에게 반항하는 명운은 어머니에게는 돈을 대고 그 뒤처리를 하는 역할만을 맡긴다. 명운은 자신에게는 남의 유부녀를 간통하다 총 맞아 죽은 "아버지의 나쁜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어머니를 원망한다. 그러던 중 난주의 아버지인 한대감도 세상을 떠나고, 점점 가세가 기울어 충주집도 팔리게 될 즈음, 오래 전에 쫓겨났던 분이가 난주를 찾아온다. 분이는 남편, 삼남매와 함께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 난주는 자신의 인생은 되는 일 없이 저주만 받는 신파극 같다고 한탄하고, 분이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위로하며, 난주의 아들 명운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애써준다. 의지할 곳 없는 난주는 큰 부자는 아니어도 가족 간에 화목함이 넘치는 분이네 집에서 지내게 되고, 아들 명운이 희숙이 자신의 아이를 낳은 후 죽어간다며 또다시 난주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난주를 대신해 분이가 찾아가 뒤처리를 해주고 명운의 딸을 데려온다. 난주는 아들 명운을 끝내 포기하지 못하고, 곧 명운도 낙향할 것이라는 소식에 또다시 한 가닥 희망을 가져본다. 분이는 "여자의 일생은 그렇게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니"라고 난주에게 말하고, 난주 또한 이에 동의하며 두 사람은 함께 분이의 집으로 향한다.
2013.06.19.수 16:3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