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있는 곳, 영화를 만나는 곳, 영화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
수집/보존편: 유품(단편) + 휴일
KOFA short film + Holiday
수집/보존편: <유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초라한 한 남자의 죽음. 그를 추억하는 이들은 없지만 그가 남긴 유품들은 그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기억하고 있고 누군가는 그 흔적으로 그를 기억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아카이브에서 하는 수집과 보존의 작업 역시 어쩌면 이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는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은 작은 전단 한 장, 필름 한 조각이 모이고 간직돼 훗날 조각난 한국영화사를 맞추는 하나의 시작이 될 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 <유품>은 시대의 상흔 속에 뒤늦게 도착했거나, 손상됐던 부분들을 복원해 다시금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 한 두 편의 영화, 이만희 감독의 <휴일> 그리고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과 함께 만나게 될 것이다.
휴일
한국 | 1968년 | 73분 | 흑백 | 35mm
감독: 이만희
출연: 신성일, 전지연, 김성옥, 김순철
어느 일요일, 빈털터리 청년 허욱은 사랑하는 지연을 만나러 간다. 가정을 꾸릴 여유가 없는 허욱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지연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서울 시내를 배회한다. 뒤늦게 도착한 이만희 감독의 걸작. 1968년 제작 당시 ‘영화가 어둡다’는 이유로 검열을 통과하지 못해 개봉하지 못하다가 2005년 영상자료원을 통해 처음으로 발굴, 소개되었다. 한 영화가 관객과 다시 만나기 위해 무려 3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스산한 풍경과 당대 한국 청춘들의 우울한 정서는 시간을 초월해 여전히 유효하며 관객들의 가슴을 적신다. 2005년 첫 공개 당시 씨네21 편집위원들에 의해 그해의 모든 개봉 영화를 통틀어 ‘2005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4.06.17.화 16:30 시네마테크KOFA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