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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의 유령들(발굴편: 모자기행 등 단편 4편)
4 KOFA short films
발굴편 : <모자기행>
어느 날 낮잠을 자던 남자는 꿈속에서 모자가 되어 누군가의 머리 위에 올라타 현재와 과거가 조우하는 기이한 시간 속을 여행한다. 그곳에는 그는 어쩌면 한국영화사에 존재했을지 모를 어떤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사라진 한국영화’라는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한 남자의 백일몽과도 같은 환상기행.
<모자기행>은 ‘발굴’을 키워드로 김종관 감독이 연출하는 실험적인 형식의 단편으로 배우 조희봉이 내레이터로 안내자가 되어 관객들을 기이한 시간 속으로 이끈다. 단편 <모자기행>은 2006년 중국전영자료관에서 발굴, 공개 후 2008년 복원해 첫 선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미몽(죽음의 자장가)>과 함께 상영된다.
복원편: <시계>
아카이브를 떠도는 유령에 관한 두 번째 단편, ‘복원’을 키워드로 한 이 단편에서는 그러나 완벽한 복원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훼손된 것들, 망가진 것들 그리고 그것의 회복, 소중하게 간직해왔던 낡은 시계와 카메라, 그리고 추억과 사람들까지 주변의 소중한 것들이 조금씩 망가져 가는 한 여성의 슬프지만 희망 섞인 모놀로그를 통해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훼손되고 망가진 한국영화사의 역사와 시간, 추억을 회복하고 지금의 관객 앞에 다시 돌아오게 하려는 아카이브의 이야기를 담아보다.
복원에 관한 단편, <시계>는 2005년 대만영상자료원에서 수집, 디지털 복원해 2007년 제60회 깐느국제영화에 출품됐던 신상옥 감독의 1962년작 <열녀문>과 2008년 세계영화재단의 후원으로 복원돼 깐느영화제에 연이어 출품됐던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와 함께 상영된다.
수집/보존편: <유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초라한 한 남자의 죽음. 그를 추억하는 이들은 없지만 그가 남긴 유품들은 그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기억하고 있고 누군가는 그 흔적으로 그를 기억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아카이브에서 하는 수집과 보존의 작업 역시 어쩌면 이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는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은 작은 전단 한 장, 필름 한 조각이 모이고 간직돼 훗날 조각난 한국영화사를 맞추는 하나의 시작이 될 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 <유품>은 시대의 상흔을 남기며 손상됐던 부분들을 찾아내 복원하고 다시금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한 두 편의 영화,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과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과 함께 만나게 될 예정이다.
상영편: <옛날영화>
그곳에 가면 언제나 영화가 있다. 어딘가에서 발굴하고 수집되어 복원된 영화들은 결국은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영화의 아름다움, 각자가 살아온 시간, 사연, 삶의 방식은 달라도 불 꺼진 극장에 들어와 하얗게 빛나는 스크린에 가득 들어찬 거대한 이미지와 마주하는 순간 관객들은 이미지의 환영에 결박된 채 사로잡히고 만다. 다른 시대의 다른 관객과 만나는 옛날 영화들, 극장에는 오늘도 영화가 상영되고 관객들은 또 그렇게 극장을 찾는다.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노래와 함께 하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네 번째 단편, <옛날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서는 2005년 처음으로 발굴, 관객과 첫 만남을 시작한 이만희 감독의 1968년작 <휴일>과 원본이 사라진 채 언젠가는 꼭 찾아야 할 한국영화의 유산으로 회자되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리메이크한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함께 만나게 될 것이다.
2014.06.14.토 16:00 시네마테크KOFA 1관 GV관객과의 대화 (Guest Visit)
2014.06.24.화 17:0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