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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편: 모자기행(단편) + 미몽
KOFA short film + Sweet Dream
발굴편 : <모자기행>
어느 날 낮잠을 자던 남자는 꿈속에서 모자가 되어 누군가의 머리 위에 올라타 현재와 과거가 조우하는 기이한 시간 속을 여행한다. 그곳에는 그는 어쩌면 한국영화사에 존재했을지 모를 어떤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사라진 한국영화’라는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한 남자의 백일몽과도 같은 환상기행.
<모자기행>은 ‘발굴’을 키워드로 김종관 감독이 연출하는 실험적인 형식의 단편으로 배우 조희봉이 내레이터로 안내자가 되어 관객들을 기이한 시간 속으로 이끈다. 단편 <모자기행>은 2006년 중국전영자료관에서 발굴, 공개 후 2008년 복원해 첫 선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미몽(죽음의 자장가)>과 함께 상영된다.
미몽
한국 | 1936년 | 47분 | 흑백 | DCP
감독: 양주남
출연: 이금룡, 문예봉, 유선옥, 여중, 임운학, 조택원, 김인규
2006년 발굴, 공개된 후 2008년 디지털 복원된 <미몽(죽음의 자장가)>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성영화이자 식민지 시기 조선의 도시 풍경과 신여성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집 안에 갇힌 주인공 애란의 처지를 새장으로 표현하는 식의 인서트 쇼트, 적극적인 사운드 몽타주 등 영화예술에 대한 당시 영화인들의 자의식과 기술적 수준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영화는 일본과 서구의 문물이 들어오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당시 여성들의 정체성 그리고 이른바 신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여준다. 남편과 큰 소리를 내며 싸우고 울며 매달리는 딸을 뿌리치고 나가 ‘데파트’, 즉 ‘백화점’에서 비싼 옷을 사는 애순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아는 전통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모든 사회적 질서와 윤리를 위반하고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한 방탕한 여성인 애순은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되는데 쇼핑과 자유연애를 즐기는 여인으로서 화면을 가득 채운 그녀의 존재감과 마지막 철저한 응징은 빠르게 밀려들던 근대화에 대한 동경과 거부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한국 영화사 최초의 ‘자유부인’이라 할 수 있는 애순으로는 해방 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던 문예봉이 맡아 특유의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14.06.20.금 14:00 시네마테크KOFA 1관
2014.06.24.화 13:3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