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검은 턱시도와 하얀 깃털 옷을 흩날리며 천국에 있는 기쁨을 노래하는‘Cheek to cheek'에 맞춰 꿈결처럼 춤추는 두 남녀. 할리우드 사상 최고의 콤비이자 최고의 뮤지컬 스타였던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의 전성기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 <탑 햇>은 193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의 빛나는 걸작 중 한 편이다. 사소한 오해 속에 티격태격 말다툼을 벌이며 사랑싸움을 벌이는 두 남녀의 유쾌한 소동극이자 공황이라는 힘겨운 현실 대신 춤과 노래에 기대어 꿈과 환상에 젖을 수 있는 193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함께 만들어내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영화 속 세계는 <카이로의 붉은 장미>의 마지막 장면에서 우디 앨런 식으로 인용되고 있다. 영화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면이기도 한 두 사람의 구애의 댄스는 <카이로의 붉은 장미> 뿐 아니라 프랭크 다라본트의 <그린 마일>의 첫 장면에서도 인용되고 있으며 또한 베로나르도 베르툴루치의 <몽상가들>에서는 한 밤중 호텔에서 신명나게 탭 댄스를 추던 아스테어의 스텝 소리에 아래층에서 묵던 진저 로저스가 화를 내며 달려오는 장면을 인용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