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있는 곳, 영화를 만나는 곳, 영화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
안녕, 용문객잔
Good Bye, Dragon Inn
내일이면 문을 닫는 복화대극장. 1000석 규모의 한 때는 영화를 누렸을 곳이지만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이곳에서 폐관에 앞서 마지막 상영을 한다. 마지막 상영작은 바로 한 때 홍콩영화의 예술성과 영광을 대표하던 호금전의 <용문객잔>이다. 이제 곧 사라질 낡은 극장의 붉은 좌석에 앉아 <용문객잔>에 출연했던 노배우 마오티엔과 시천이 영화를 보고 있다. 그들과 함께 극장 안에는 시끄럽게 견과류를 까먹는 여인과 파트너를 찾아 극장 안을 배회하는 일본인 게이 청년이 있다. 애초 차이밍량의 오랜 페르소나, 이강생의 감독 데뷔작 <불견>과 함께 연작으로 구상됐던 <안녕, 용문객잔>은 곧 사라질 전통 극장의 마지막 2시간을 다룬 영화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단 열 마디 남짓인 대사도 하필“이 극장에 귀신들린 거 아십니까?”라니. 들려오는 것은 빗소리와 뚜벅뚜벅 걷는 발자국 소리, 영화 필름이 영사되며 돌아가는 소리뿐, 당장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복화극장은 유령으로 가득 찬 곳이다. 그리고 그 유령의 정체는 어쩌면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잊혀진 오래된 영화와 배우, 영화가 중심이었던 지나간 시대, 영광스럽게 빛나던 이전 시대일 것이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대한 아련함, 이제는 지나가 버린 옛 시대의 영화 문화에 대한 서글픔이 오랫동안 마음을 두드리는 영화, 이번 40주년 기념영화제에서는 마치 그 때, 복화극장을 찾은 마지막 관객처럼 <용문객잔>을 함께 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2014.06.13.금 16:30 시네마테크KOFA 1관
2014.06.22.일 16:30 시네마테크KOFA 1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