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보물창고
상설전시
초기영화로의 초대
한국영화박물관은 ‘초기영화로의 초대’ 전시를 통해 19세기 후반 영화의 탄생 과정과 당시 영화인을 조망합니다. 총 4개 섹션을 통해 초기영화의 중요한 순간들을 마주하며, 과연 ‘영화’는 무엇인지, 미래의 영화는 모습일지 상상하는 계기가 되고자 합니다.
시네마토그래프 모형을 통해 상영되는 초기영화 10편
오귀스트와 루이 뤼미에르 형제는 그들이 발명한 시네마토그래프로 촬영한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을 1895년 3월 22일 국립산업진흥원에서 산업관계자들로 구성된 대중을 대상으로 최초 상영했습니다. 그리고 1895년 12월 28일에는 파리 그랑 카페의 인디안 살롱에서 최초 유료 상영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상영회가 개최되었던 1895년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영화의 원년으로 기념합니다. 움직임을 기록할 수 있는 장치들을 앞서 발명했던 다수의 선구자가 존재했지만, 시네마토그래프는 스크린 영사를 통해 대중이 동시에 영화를 보는 공동체적 관람을 가능하게 했고 영화는 이렇게 재현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의 발명보다 함께 관람하는 공동체의 경험을 영화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시네마토그래프를 모형 재현하여 최초의 유료 상영회 당시 상영된 10편의 초기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키네토그래프 & 키네토스코프, 필름 영화의 시대를 열다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 모형
토머스 에디슨은 1888년 그의 조수 윌리엄 딕슨과 함께 영화 필름 카메라인 키네토그래프를, 1889년에는 1인용 영사기인 키네토스코프를 발명했습니다. 이 장치들은 시네마토그래프보다 앞서 발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 영사되는 대중 상영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최초의 영화’라는 타이틀을 시네마토그래프에 내주었다. 그러나 이 장치들을 위해 처음으로 상용화한 영화용 셀룰로이드 필름의 천공 방식은 현재까지 사용되는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으며 필름 영화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키네토스코프를 모형 재현하였으며, 모형을 통해 에디슨이 제작한 3편의 초기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최초의 여성 감독, 알리스 기
양배추 요청, 포토존
프랑스 출신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제작자였던 알리스 기는 최초의 여성 감독입니다. 그녀는 1896년 작 <양배추 요정>을 시작으로 수많은 장·단편 영화를 연출했고 프랑스 활동기 동안 조르주 멜리에스와 서사를 영화에 도입한 최초의 감독 자리를 놓고 경쟁했습니다. 또한, 고몽사의 크로노폰 싱크 사운드 시스템을 영화에 도입하고 필름의 틴팅과 토닝 기법을 이용해 흑백 영화에 색을 입히는 기술을 사용하는 등 초기 영화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스 기의 프랑스 활동기의 업적은 영화사에서 오랫동안 누락되어 왔습니다. 그 일차적 이유는 당대의 필름과 아카이브의 대부분이 소실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 대표의 비서직을 겸직하기도 했던 여성의 이름을 현장을 총괄하는 책임자인 감독으로 크레디트에 기록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시대적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알리스 기 감독이 연출한 7편의 초기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으며, <양배추 요청>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하실 수 있습니다.
조르주 멜리에스, 영화로 꿈꾸게 하다
달세계 여행, 채색 체험 존
파리 로베르 후댕 극장의 감독이자 마술사였던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를 연극과 마술쇼 사이 막간 흥밋거리로 관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영화를 상영하기 시작합니다. 점차 영화 상영이 성공을 거두면서, 1896년부터 멜리에스는 직접 영화 제작에 매진하기 위해 스타 필름 컴퍼니라는 제작사를 설립하고, 파리 근교 몽트뢰이에 지상 6미터 높이의 유리 지붕으로 구성된 프랑스 최초의 영화 스튜디오를 건설하고 활발한 영화 제작 활동을 시작합니다.
뤼미에르 형제가 주로 일상을 기록하는 영화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의 시조로 간주되는 반면, 극영화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멜리에스는 연극이나, 문학 작품처럼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할 힘을 가진 영화의 잠재성과 영화가 만들어낼 수 있는 환상에 대해 빠르게 자각하고 자신이 마술쇼에서 사용하던 자동 인형, 미니어처 등을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멜리에스는 편집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고, 페이드 인, 페이드 아웃, 이미지를 합성하는 매트 기법 등 오늘날 특수효과의 시초가 되는 영화 기법들을 발명습니다. 이런 기법을 사용하여 만들어낸 멜리에스의 대표적인 영화로 최초의 SF 영화라 일컬어지는 <달세계 여행> 과 최초의 호러 영화로 명명되는 <악마의 성> 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달세계 여행>에 대한 오마주 영화 <조르주 멜리에스, 영화 대탐험>(김한상, 2022)를 감상할 수 있으며, 태블릿에 설치된 <달세계 여행>의 주요 장면을 관람객이 채색하면 거대한 스크린에 반영되는 인터랙티브 체험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