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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A 더블 피쳐: 호라이즌
기간: 2024.11.23.토 ~ 12.12.목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KOFA 더블 피쳐'는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각 작품을 색다르게 경험하길 바라며 준비한 기획전 시리즈다. 이번 더블 피쳐는 케빈 코스트너 감독의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 챕터 1>을 중심으로 한다.
<호라이즌>은 공개되자마자 여러 가지 이유로 화제를 모았다. 하나, <서부 개척사>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규모의 이야기를 네 개의 챕터로 나누어 공개한다는 점. 둘,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거부로 제작비 상당 부분을 감독의 사비로 해결했다는 점. 셋, <늑대와 춤을> <오픈 레인지>를 통해 뛰어난 서부극 감독으로 인정받은 코스트너가 20년만에 연출한 작품인 점. 넷, 최근 미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스트리밍 시리즈 <옐로우스톤>에서 코스트너가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주연을 하차했다는 점.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챕터 1>은 미국에서 공개되자마자 평론가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얻었고, 흥행에도 실패하여 <챕터 2>의 개봉이 결국 무기한 연기되었다. 그 이후 <챕터 1>이 국내로 수입되었지만 극장 개봉 없이 스트리밍으로만 서비스 중이다.
평론가들이 제기한 대부분의 비판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라이즌>을 중심으로 기획전을 준비한 이유는 이런 도전적인 영화가 결국 극장 화면에 살아날 기회 없이 스트리밍 플랫폼 속에 묻히는 운명을 맞이하게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서부 장르의 부활을 이끌지는 못했지만, 그 외에도 영화의 존재로만으로도 여러 가지 가치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영화가 연상시키는 서부극의 풍부한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호라이즌>의 서사 중 가장 매력적인 마차 대열 스토리라인에서 영감을 받아, 라울 월시의 <빅 트레일>(1930)과 윌리엄 A. 웰먼의 <서부로 가는 여군>(1951)을 함께 상영한다. 이 두 편의 ‘마차 대열 서부극’은 개봉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상영되지 않았고 비교적 조명을 받지 못한 작품들인데, 과소평가된 것은 아닐지 이번 기회에 극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12월 12일(목)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 챕터 1> <빅 트레일> 상영 전 프로그래머의 영화소개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