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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된 자료, 새로운 길을 찾다 | 2024.10.28 | 244 |
축적된 자료, 새로운 길을 찾다
카탈로깅 적체 해소와 미래 전략 글: 심슬기(한국영상자료원)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상자료원은 매년 약 2만 건에서 3만 건의 비필름 영상자료를 수집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하여 입수되는 자료는 정리와 기술(description)을 거쳐 보존 담당자에게 전달하여 보존처리 되고, 활용을 위해 KMDb 사이트에 서비스된다. 아카이브의 존재 의의와 최종 목적은 활용으로 귀결된다. 아무리 귀중한 자료를 그리고 방대한 양을 소장하고 있어도 찾는 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미로 같은 아카이브에서 원하는 자료를 찾고자 하는 이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카탈로깅이다. 앞선 호에서 AMS 시스템에 대한 소개(Vol. 05 ‘정리광 영자원-디지털 아카이빙 시대를 맞는 새로운 AMS 시스템의 필요성’ 참조)에서 카탈로깅 과정에 대해 언급된 바 있다. 대체로 카탈로깅 작업은 일상적으로 매일 꾸준히 진행한다. 카탈로거의 업무는 입수된 자료 박스를 열고 자료를 확인한 후 분류하고 이용자가 찾을 수 있도록 메타데이터를 입력한다. 그리고 최적의 환경에서 보존될 수 있도록 보존 담당자에게 이관한다. AI와 머신러닝으로 대두되는 4차 산업 시대에서도 직접 사람이 자료를 보고 한땀 한땀 메타데이터를 입력하고 상자에 담는다. 한국영상자료원은 3인의 카탈로거가 매년 약 1만 5건의 자료를 카탈로깅 하고 있다. 단순 계산을 해보더라도 매해 수집되는 양을 카탈로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올해 50주년을 맞았는데, 역사에 비례하여 약 80만건의 자료가 임시 보존고에 적체되어 있었고 기관 차원의 중점 과제로 대두되었다. 2022년부터 중점 과제 해결을 위해 여러 노력을 시도했다. 해결해야 하는 정확한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2개년에 걸쳐 미정리자료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기관 차원에서 문체부, 국회, 기재부에 심각한 현황을 알리고 예산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많은 문서 작업이 포함되었지만 결론적으로 적체 자료 해소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게 되었고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지속될 예정이다. 예산 확보가 확정된 이후 5년간 지속해야 할 카탈로깅 방향과 전략을 찾기 위해 여러 타 기관에 조언을 구했다. 소중한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고 5년이라는 중장기간 동안 길을 잃어 방황하고 싶지 않았다. 5년 후의 미래상을 먼저 그려놓고 차근차근 밟아 나갈 수 있도록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기록관리 전문가의 컨설팅을 계획했다. 올해 4월부터 6개월간 ‘미정리자료 카탈로깅 및 연구조사’ 사업을 진행하여 영자원의 현황 분석, 환경 분석, 기록 분석을 통한 전략 방향과 개선 과제를 도출하였다. 특히 필름아카이브의 세계적 트랜드를 파악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분석을 그동안 주요 대상으로 했던 필름 아카이브가 아닌 필름 아카이브 11개1)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새로운 이슈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리되지 않은 자료들은 어떤 현황에 놓여 있는지 전수조사 목록을 바탕으로 정량적인 유형 분석과 정성적인 내용 분석, 두 가지 트랙으로 접근하여 분석했다. 내용 분석을 위해 시리즈 분석 프레임을 자료원 자료의 특성에 맞게 설계하였고 미정리 자료의 입수처를 기준으로 의미 단위로 그룹핑하여 새로운 시리즈로 구성하였으며, 원질서를 반영하여 주제별로 그룹핑한 결과 총 13개의 시리즈를 개발하였다. 1) 아시안 필름아카이브(Asian Film Archive, 싱가포르), 홍콩 필름아카이브(Hong Kong Film Archive, 홍콩), 대만 국립 시청각 연구소(Taiwan Film & Audiovisual Institute, 대만), 영국영화협회 국립 아카이브(BFI National Archive, 영국), IFI 아일랜드 필름아카이브(Irish Film Institute Irigh Film Archive, 아이랜드), AFI(AFI Archive, 미국), 시네마테크 웨스트 코스트 필름아카이브(Cinematheque’s West Coast Film Archive, 캐나다), 시카고 필름아카이브(Chicago Film Archives, 미국), UCLA 필름앤텔레비전 아카이브(UCLA Film & Television Archive, 미국). 미정리자료 정리전략 연구조사 및 To be 모델 수립 연구보고서 p.98 * 시리즈 분석표 양식 카탈로깅을 하다보면 보고 있는 자료가 전체 한국영화사 흐름 속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어떤 맥락에서 생산된 자료인지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풍부한 맥락을 포함하여 기술하는 것이 카탈로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자료 덩어리의 의미 단위 기준을 설정하거나 파편화된 자료의 맥락 정보를 보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내용분석 도구인 ‘한국영화 이벤트 내비게이션’을 추가로 개발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카탈로깅 방향과 전략을 정리하자면 시리즈 분류 적용을 통한 정리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주제 아카이브의 컬렉션의 이상적인 시리즈 개수에 맞춰 영자원 소장자료 주제 시리즈를 11개로 구성하고, 하위 시리즈로 미정리자료 분석에 따른 13개의 시리즈를 위치하여 5년간 미정리자료를 해소하고 물리적 정리체계와 지적 정리체계를 구축하여 향후 수집되는 자료를 안정적인 카탈로깅 정리 프로세스에 적용하여 체계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시리즈 분류를 새로운 AMS 시스템에 분류체계로 적용한다면 지금보다 자료의 관계와 맥락을 더욱 풍부하게 정리할 수 있고 콘텐츠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 잘 된 카탈로깅은 아카이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주제의 아카이브가 우후죽순 등장하고 각 아카이브만의 고유성을 어필한다. 영자원 또한 필름아카이브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한다. * 시리즈 구성과 기록분석 결과의 시리즈 적용 예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