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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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일본영화의 페르소나, 아사노 다다노부

기간: 2009.11.12.목 ~ 11.29.일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일본영화의 페르소나, 아사노 다다노부 대표 이미지

특별강연
. 일시: 2009.11.25(수) 17:00 <헬프리스> 상영 후
. 강연자: 시오타 도키토시(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밍 디렉터)
. 진행: 권용민(영화평론가)
. 강연내용: 일본영화의 흐름과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11월 12일(목)부터 29일(일)까지 일본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淺野忠信)의 출연작을 상영하는 기획전을 개최한다. 배우로서 아사노 다다노부의 가장 불가사의한 매력은 화면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한 번 보면 좀처럼 잊을 수 없는 놀라운 존재감을 지녔다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장편 데뷔작 <환상의 빛>에서 보듯 부재하기에 오히려 더욱 존재감이 느껴지는 배우, 특히 1996년 제작된 두 편의 영화, 그러니까 이와이 슌지의 <피크닉>과 아오야마 신지의 <헬프리스>는 서로 다른 의미에서 아사노 다다노부의 존재감을 만들어낸 각각의 출발점이 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출구 없는 현실에서 이쪽, 저쪽의 경계에서서 불안하게 서성이는 청춘의 초상과 낯선 타자의 모습, 이 상반된 이미지는 이후 여러 영화를 통해 변주되며 아사노 다다노부라는 한 배우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때로는 숨겨진 욕망을 투사하는 환상처럼, 때로는 내 안에 숨겨진 타자로서 그 친숙하면서 낯선 이미지, 어쩌면 그것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아사노 타다노부라는 배우가 지닌 불가사의한 존재감의 정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배우로서의 개인적인 매력 외에도 현대 일본영화의 페르소나로서 아사노 다다노부의 특별함은 그가 감독, 그리고 일본영화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해온 배우라는 점이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창백한 소년의 이미지로 출발해 때로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예민한 청춘의 표상으로, 때로는 인간 속에 내재된 꿈과 욕망을 자극하는 환영 같은 존재로, 그 변해온 모습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수많은 이미지로 채워왔던 그의 적지 않은 필모그래피는 역설적으로 지금 일본에서 활동 중인 신구 감독들의 리스트를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 리스트에서 일본영화의 새로운 기운으로 출발해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추대 받는구로사와 기요시나 아오야마 신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같은 이름은 물론 오시마 나기사, 소마이 신지 같은 거장의 이름, 그리고 이시이 가츠히토 같은 일본영화의 신진 세력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사뭇 의미심장하다. 거장에서 중진, 그리고 신진감독까지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사노 다다노부가 영화와 함께 보내온 20여년의 시간은 곧 90년대 이후 일본영화가 걸어온 시간이자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일에서 세계관, 그것을 재현하는 방식까지 각자의 개성이 넘실대는 이들의 영화에서 아사노 다다노부 역시 조금씩 다른 모습의 인물들은 연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연기해왔던 다르면서 비슷하고, 비슷하면서 다른 영화 속 이미지들은 각각의 감독들이 바라보는 일본의 현재이자 문제의식을 투영한 것이었다. 특히 세상의 중심에서 한 걸음 멀찍이 떨어져 자신만의 세계에 깊이 침잠하는 그의 비주류적인 감성은 새로운 화법으로 일본 사회의 빈 곳을 들여다 보려했던 새로운 일본감독들의 그것과 일치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상영회는 이처럼 아사노 다다노부라는 한 배우의 출연작을 모은 단순한 회고전을 넘어 현대 일본영화의 페르소나로서 한 배우가 영화 속에서 표출해 왔던 다양한 모습과 소통방식을 통해 현대 일본영화와 일본 사회의 욕망 그리고 문제의식을 읽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 동안 대부분의 회고전이나 기획전들이 감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라면, 그들의 세계를 스크린 위에 직접적으로 표출해온 배우를 중심으로 한 이번 기획전은 새로운 감독과 작품들을 대거 배출하며 새로운 영화를 선보였던 90년대 이후 일본영화의 행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읽는 시도가 될 것이다.

o 일 시: 2009.11.12(목)~29(일)
o 장 소: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o 입장료: 무료
o 주 최: 일본국제교류기금, 한국영상자료원

  • 물장구치는 금붕어
    마츠오카 조지 1990년 95분 35mm
  • 청춘 딩가딩가 딩딩딩
    오바야시 노부히코 1992년 135분 35mm
  • 프라이드 드래곤 피쉬
    이와이 슌지 1996년 50분 DVD
  • 환상의 빛
    고레에다 히로카즈 1995년 110분 35mm
  • 피크닉
    이와이 슌지 1996년 68분 DVD
  • 지뢰를 밟으면 안녕
    이가라시 쇼 1999년 111분 35mm
  • 파티 7
    이시이 가츠히토 2000년 104분 35mm
  • 밝은 미래
    구로사와 기요시 2003년 115분 35mm
  • 카페 뤼미에르
    허우 샤오시엔 2004년 108분 35mm
  • 녹차의 맛
    이시이 가츠히토 2004년 143분 35mm
  • 도쿄 좀비
    사토 사키치 2005년 103분 DV
  • 새드 배케이션
    아오야마 신지 2007년 136분 35mm
  • 하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2006년 127분 35mm
  • 엄마
    야마다 요지 2008년 133분 35mm
  • 길위의 여행:R246스토리
    아사노 다다노부 외 2008년 147분 디지베타
  • 토리
    아사노 다다노부 2004년 62분 35mm
  •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펜엑 라타나루앙 2003년 108분 35mm
  • 핼프리스
    아오아먀 신지 1996년 80분 35mm
  • 포커스
    이사카 사토시 1996년 73분 35mm
  • 꿈의 미로
    이시이 소고 1997년 90분 35mm
  • 러브 & 팝
    안노 히데아키 1998년 110분 35mm
  • 바람꽃
    소마이 신지 2001년 116분 35mm
  • 일렉트릭 드래곤 80000V
    이시이 소고 2001년 55분 3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