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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전
기간: 2021.09.17.금 ~ 10.07.목
장소: 시네마테크KOFA"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육체를 괴롭힘은 어리석음, 과실, 죄악, 그리고 탐욕. 거지가 이를 기르듯, 우리들은 서글픈 회한을 키운다" (보들레르, 악의 꽃)
한국영상자료원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은 탄생 90주년을 기념하여 저명한 영화평론가 사토 다다오가 "일본 최고의 심미안을 지닌 연출자"로 불렀던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1931~)의 데뷔작 <사랑의 편도차표>(1960)부터 <야차 연못>(1979)까지 60~70년대 제작된 그의 주요 영화를 상영한다. 오시마 나기사와 요시다 기주 감독과 함께 '일본 누벨바그'의 핵심 멤버였던 시노다 마사히로 감독은 와세다 대학에서 드라마와 문학을 전공한 후 1953년 쇼치쿠 오후나 스튜디오의 조감독으로 들어간다. 1960년 청춘 멜로드라마 <사랑의 편도차표>로 데뷔한 후 2003년 <스파이 조르게>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본인의 독특한 스타일로 연출한 그는, 두 번째 장편 <메마른 호수>(1960)부터 이후 인생의 반려자가 된 여배우 이와시타 시마와 일본의 전위 음악그룹 '실험 공방'의 창립멤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곡가 다케미츠 토루(열정적인 영화광으로 40년 동안 100여 편의 영화음악을 담당했으며 시노다 감독과는 <동반자살> 등 다수의 영화음악 작업을 같이했다), 그리고 시인이자 영화감독, 연극 연출가로 다방면에서 독보적이자 비범했던 테라야마 슈지와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시노다 감독은 1960년대 정치적 성향이 두드러졌던 오시마 나기사 감독과 달리 감각적이고 염세적인 스타일의 영화를 연출하였는데, 정체성을 잃고 부류하는 젊은이들의 반항과 권태를 다룬 초기 영화(<메마른 호수>, <눈물을, 사자의 갈기에>)부터 중년의 야쿠자 무라키와 정체불명의 사에코와의 파괴적인 관계를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한 필름 누아르 <말라버린 꽃>, 일본의 전통극 형식을 차용한 실험적이고 감각적이며 때로는 놀랍게 컬러풀한 영화들(<동반자살>, <무뢰한>, <히미코>, <야차 연못>), 기존의 찬바라 영화에서 벗어나 복잡한 시대적 내러티브를 흥미롭게 엮은 시대극(<암살>,<사무라이 스파이>) 등 대담하고 파격적인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강렬하고도 슬픈 그 무엇인 것에서 자신의 '미의 정의'를 찾은 보들레르처럼 시노다 감독은 눈 속에서 처연하게 피어오르는 동백꽃(<오린의 발라드>), 한때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시들어 말라버린 꽃, 혹은 메말라 버린 호수에서, 또는 죽음의 얼굴을 하고 기괴한 몸짓으로 춤을 추는 (<히미코>) 그 어떤 것에 마음을 사로잡히고 자신의 '미'를 발견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주최: 한국영상자료원, 일본국제교류기금
후원: 일본국립필름아카이브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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