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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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

기간: 2011.07.21.목 ~ 08.03.수 |장소: 시네마테크KOFA 1관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 대표 이미지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
INGMAR BERGMAN Retrospective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을 개최하며

" 영화는 꿈이고, 영화는 음악이다. 그 어떤 형태의 예술도 영화처럼 우리의 의식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그것은 우리의 감정들로, 저 깊숙한 곳에 있는 영혼의 어슴푸레한 방으로 곧장 들어간다. 외부의 충격으로 우리의 시신경이 한번 경련을 일으키는 찰나의 순간, 그 1초 동안에 24개의 필름 프레임이 돌아간다. 그 사이사이에 검은 경계들이 있지만 우리의 시신경은 그 경계들을 포착하지 못한다. 편집실에 앉아 필름을 한 프레임씩 돌리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마법에 걸린 듯했던 그 아찔함이 되살아난다. 컴컴한 옷장 속에서 나는 천천히 한 프레임씩 필름을 돌리며 거의 감지할 수 없는 변화들을 보다가 갑자기 빨리 돌리기 시작한다. 동작이 펼쳐진다.
무언의, 혹은 말하는 영상들이 나의 가장 은밀한 방으로 거침없이 들어온다. 뜨겁게 달구어진 쇠 냄새, 흔들리고 팔락거리는 화면, 달가닥 거리는 몰타의 십자가, 내 손에 쥐어진 손잡이"
(잉마르 베리만, 매직 랜턴 Laterna Magica, 1994)

누구나 어린 시절 불이 꺼지면 희멀건 화면 위에 말하는 영상의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어느 순간 형용할 수 없는 아찔함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스크린 위에서 빛나는 이미지들은 우리의 의식을 넘어 아주 깊숙한 그 곳에 박혀 우리를 흥분하게 만들고 꿈을 꾸게 한다. 유년기 크리스마스 선물로 형에게 주어진 시네마토그래프를 주석으로 만든 병정 인형 백 개와 바꿔치기 한 잉마르 베리만은 60여년이 지난 후에도 시네마토그래프 기계의 차가움, 옷장 벽 위의 직사각형 이미지의 떨림, 옷 장안의 좀약과 먼지 냄새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영화는 이렇게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여 우리 몸에 기억을 각인시키지만 때로는 비가시적인 세계로 인도하여 죽음, 신, 예술과 같은 심오한 문제들을 고민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아마도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만큼 감각적이며 예민하여 우리를 숨 막히게 만들고, 인간의 나약함과 침묵하는 신으로 인해 극심한 갈증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잉마르 베리만 회고전>은 그의 데뷔작 <위기>에서 독일 체류시절 제작한 <마리오네트의 생>까지 국내에 상영기회가 드물었던 영화 17편이 소개된다. 초기작 <갈증>, <감옥>, 신의 부재를 다룬 <겨울 빛>, <침묵>, 60년대 리브 울만을 주연으로 한 <늑대의 시간>, <정열>, 스웨덴 필름인스티튜트가 복원한 <접촉>, 그의 공동작업자였던 스벤 니크비스트의 아름답고 절제된 촬영이 돋보이는 실험적인 <마리오네트의 생> 등 베리만의 영화는 우리를 당혹스럽게 그리고 긴장하게 만들 것 이다.

강의 1
. 일시: 2011.7.23.(토) 17:00
. 영화 <감옥>에 대하여 (강연 직전 시간 15:30에 <감옥>을 상영합니다)
. 강사: 김성욱

강의 2
. 일시: 2011.7.30.(토) 17:10
. 영화 <침묵>에 대하여 (강연 직전 시간 15:30에 <침묵>을 상영합니다)
. 강사: 정성일


잉마르 베리만 Ingmar Bergman (1918~2007)

1918년 스웨덴 웁살라에서 출생하여 스톡홀롬 대학에서 문학과 미술을 공부한 후 아마추어 극단에서 작품들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1943년 스벤스크 영화사에 시나리오 작가, 조감독으로 입사하여 1944년 알프레드 시에베리가 감독한 <고뇌>의 시나리오를 썼다. 그 후 <위기>로 데뷔하여 칸 영화제 수상작 <여름밤의 미소>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제7의 봉인>, <산딸기>로 유럽영화계의 거장이 되었으며 2007년 타계할 때까지 40여 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었다. 얼마 전 타계한 촬영감독 군나르 피셰와 스벤 니크비스트와 함께 작업하였고 하리엣트 안데르손, 리브 울만, 비비 안데르손, 막스 폰 시도우, 에를란드 요셉손, 군나르 비에른스트란드이 그의 배우들이었다.

기간: 2011.7.21(목)~8.3(수)
장소: 시네마테크 KOFA 1관
주최: 한국영상자료원
후원: 스웨덴 필름 인스티튜트, 스웨덴 인스티튜트, 스웨덴 필름인더스트리

  • 고뇌
    Alf Sjoeberg 1944년 101분 35mm
  • 위기
    잉마르 베리만 1946년 93분 35mm
  • 기항지
    잉마르 베리만 1948년 100분 35mm
  • 감옥
    잉마르 베리만 1949년 79분 35mm
  • 갈증
    잉마르 베리만 1949년 83분 35mm
  • 기다리는 여인들
    잉마르 베리만 1952년 107분 35mm
  • 톱밥과 금속조각
    잉마르 베리만 1953년 93분 35mm
  • 사랑 수업
    잉마르 베리만 1954년 96분 35mm
  • 마술사
    잉마르 베리만 1958년 100분 35mm
  • 겨울 빛
    잉마르 베리만 1962년 81분 35mm
  • 침묵
    잉마르 베리만 1963년 95분 35mm
  • 늑대의 시간
    잉마르 베리만 1968년 90분 35mm
  • 수치
    잉마르 베리만 1968년 103분 35mm
  • 정열
    잉마르 베리만 1969년 101분 35mm
  • 접촉
    잉마르 베리만 1971년 115분 35mm
  • 뱀의 알
    잉마르 베리만 1977년 119분 35mm
  • 마리오네트의 생
    잉마르 베리만 1980년 104분 3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