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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독일영화- 그 다양한 시선
기간: 2021.10.12.화 ~ 11.09.화
장소: 시네마테크KOFA2021년 10월 3일, 동서독 통일 31주년을 맞아 곧 총리직에서 떠날 동독 출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다양성과 차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않는다", "우리는 만날 채비를 갖추고, 서로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되 차이를 견뎌내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이력과 경험,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라고 연설을 했다. 세계 대전을 두 차례나 일으킨 전범으로 나라가 분단된 후 정치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친 독일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부유하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가로 존중받고 있다. 집단 광기의 홀로코스트를 만들어 낸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직면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질문을 하며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이는 성숙한 독일 사회의 모습은 아마도 가장 대중적인 매체인 '영화'에서 잘 그려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한독일문화원과 한국영상자료원이 준비한 이번 '21세기 독일 영화: 그 다양한 시선'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제작된 독일 영화 중 독일 사회와 그들의 문제의식을 심도 있게 다룬 영화 14편을 상영한다. "독일인은 스스로 심판해야 한다"라는 원칙하에 나치의 범죄가 단지 몇몇의 지도자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를 묵인하고 따른 평범한 개인에게도 있다고 생각한 검사 프리츠 바우어의 집념(<집념의 검사 프리츠 바우어>), 사악한 메피스토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아이히만이 매우 평범한 인간임을 깨닫고 "악의 평범성"을 개념화한 한나 아렌트(<한나 아렌트>),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았으나 타인의 얼굴로 돌아와 자신을 나치 정권에 밀고한 이가 사랑하는 남편 조니라는 것을 알게 된 넬리(<피닉스)>는 독일의 가장 어두웠던 과거를 조망하며 이를 성찰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구동독의 한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혼란(<우리가 꿈을 꾸면서>)과 터키계 이민자인 남편과 아들을 잃고 독일 사회 내의 '인종차별주의와 나치즘'을 고발하는 누리의 절망(<심판>), 불가리아의 한 마을에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고용된 독일인 건설 노동자들과 그 지역 주민들 간의 소통의 몸짓(<베스턴>)은 통일 후 구동독의 현실과 독일 사회 내 이방인, 그리고 다문화 간의 이해와 독일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태어날 아이가 치명적인 심장 기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스트리드(<24주>),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폭력을 일삼는 아홉 살 소녀 베니(<도주하는 아이>),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추어 진 A.I. 파트너 톰과 동거하게 된 알마(<아임 유어 맨>)의 이야기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와 지금도 잔존하고 있는 '차별주의'를 비판하며, 호기심을 갖고 타인을 알려하는 그들의 노력을 스크린에서 보며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돌아보았으면 한다. (** 그리고, 해외여행이 규제된 코로나 시대, 클레오와 함께 베를린의 명소 100여 군데를 돌아보는 즐거움도 꼭 함께 하시길(<클레오: 시간을 되돌리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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