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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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프로그램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기간: 2024.10.25.금 ~ 11.06.수 |장소: 시네마테크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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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대표 이미지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가 기울이는 노력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테다.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청해 들을 수도, 그가 남긴 창작물을 깊이 들여다볼 수도, 주변인들을 경유해 당사자는 지나쳐버린 것들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아카이브만이 할 수 있는 노력은, 그가 오랫동안 수집하고 간직해온 자료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인생의 변곡점을 지나올 때마다 차곡차곡 한데 모아오며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놓지 못하고 소중하게 간직한 자료들은 수집가의 삶에 대해 그 무엇보다도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수집가의 영화> 기획전은 그 첫 주인공으로 정일성 촬영감독과 그가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자료들에 주목한다. 영화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필름 아카이브의 일은, 과거를 그저 쌓아두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시네필에게 가닿으려는 손길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1929년생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영화'라는 것이 성립하기 전부터 한국에서 영화를 독학하며 한국의 풍경을 포착해 온 영화인이다. 김학성 촬영기사 조수로 도제생활을 거쳐 1957년 <가거라, 슬픔이여>로 데뷔한 이래 노필, 박종호, 이성구, 김기영, 김호선, 김수용, 석래명, 강대진, 이원세, 유현목, 하길종, 변장호, 이두용, 박철수, 배창호, 하명중, 장길수 그리고 임권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감독들과 합을 맞추며 그만의 촬영세계를 완성해 갔다. 연출자가 달라지더라도 그의 화면에는 공통적으로 일제 식민지배와 해방부터 한국전쟁과 분단, 군사독재와 민주화까지 몸소 부딪친 파란의 삶과 역사가 담겨있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소위 한국영화의 암흑기라 일컬어지는 시기, 대형 교통사고와 암 진단이라는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후회 없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최후의 증인>, <만다라> 등의 눈부신 필모그래피를 이어갔다.
  표현작가로서의 촬영감독인 동시에 정일성은 한국영화의 역사를 성실히 그러모으고 기록한 수집가이자, 소중히 모아온 방대한 자료를 선뜻 내어준 너른 배포의 기증자이기도 하다. 두 차례에 걸쳐 그가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자료는 1992년 194점, 2020년 6,643점으로 총 6,837점에 달한다. 정일성 촬영감독의 기증 자료는 촬영부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1950년 초부터 50여 년간 총 95편의 촬영 작품(KMDb 기준)을 남기기까지 지금껏 공개된 적 없는 한국영화사의 카메라 뒤편 현장을 담고 있다. 전체 기증 목록과 그중에서 선별된 상영작 17편 관련 주요 자료들은 기획전 기간 동안 시네마테크KOFA 로비에서 전시 예정이다.

  <수집가의 영화: 정일성> 기획전은 회고적 계기로만 이전 세대의 한국 영화인들을 소환했던 것, 영화를 완성해 내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아닌 연출자에게만 초점을 맞춰온 것에 대한 성찰의 뜻도 담겨있다. 정일성 촬영감독을 비롯하여 한국의 수많은 영화인들에 대해 아직 알고 싶은 것들이 아주 많다. 이번 기획전을 계기로 아카이빙의 중요성과 그 의미가 보다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 화녀 (35mm)
    김기영 1970년 98분 35mm
  • 화려한 외출 (4K)
    김수용 1977년 90분 D-Cinema(4K)
  • 문(門) (35mm)
    유현목 1977년 110분 35mm
  • 이어도
    김기영 1977년 110분 D-Cinema
  • 신궁 (35mm)
    임권택 1979년 93분 35mm
  • 최후의 증인 (4K)
    이두용 1980년 158분 D-Cinema(4K)
  • 개막식+만다라
    임권택 1981년 105분 D-Cinema
  • 만추 (35mm)
    김수용 1981년 95분 35mm
  • 안개마을 (4K)
    임권택 1982년 93분 D-Cinema(4K)
  • 길소뜸 (4K)
    임권택 1985년 105분 D-Cinema(4K)
  • 황진이 (35mm)
    배창호 1986년 120분 35mm
  • 태 (4K)
    하명중 1986년 105분 D-Cinema(4K)
  • 아다다 (35mm)
    임권택 1987년 118분 35mm
  • 장군의 아들 (4K)
    임권택 1990년 108분 D-Cinema(4K)
  • 개벽
    임권택 1991년 146분 D-Cinema
  • 서편제 (4K)
    임권택 1993년 112분 D-Cinema(4K)
  • 취화선 (4K)
    임권택 2002년 120분 D-Cinema(4K)

이벤트


[개막식]
* 일시: 10월 25일(금) 15:00
* 개막작: <만다라>(임권택, 1981)

 

[관객과의 대화]
* 10월 25일(금) 15:00 개막식 및 <만다라> 상영 후
- 참석자: 정일성 촬영감독, 김홍준 원장
* 10월 26일(토) 16:00 <최후의 증인> 상영 후
- 참석자: 정일성 촬영감독, 황민진 프로그래머
* 11월 6일(수) 18:00 <태> 상영 후
- 참석자: 정일성 촬영감독, 김선령·박정훈 촬영감독

 

[강연]
* 11월 1일(금) 18:00 <만추> 상영 후
- 강연자: 박홍열 촬영감독
* 11월 2일(토) 16:00 <취화선> 상영 후
- 강연자: 정성일 영화평론가

 

[시네마테크KOFA 로비 전시]
* 10월 25일(금) ~ 11월 6일(수) 
: 일부 전시의 경우 관람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